지난해 11월, 대구의 한 구청이 미담 자료를 배포했다. 한 봉사단체가 폐지 줍는 노인을 위해 경량 리어카를 기탁해 이를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구청은 노인들에게 ‘추운 겨울날, 건강하게 폐지 주우라’고 했다. 이상했다. 가난한 노인이 폐지 줍는 건, 분명 노인 복지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방증인데, 복지 주무기관인 구청이 이를 전혀 개의치 않은 것이다. 아무도 가난한 노인이 폐지 줍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의 빈곤 노인은 왜 폐지를 줍나.’ 이번 기획보도는 이렇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