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비극으로 끝난 숨바꼭질
목소리가 고운 메추라기
Jul 25,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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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다시 읽고 싶은 긴-이야기 코끼리, 코끼리의 번역노트>에 연재된 글입니다. 링크🐘

💼비극으로 끝난 숨바꼭질

사라 분은 남자친구와 숨바꼭질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비극적인 일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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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사고가 종종 벌어집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행동이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죠. 사고가 난 후 당사자들은 흔히 “그럴 일이 생길 줄 몰랐다”거나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의 주인공도 같은 말을 합니다. 주인공이 한 일은 ‘숨바꼭질’이었습니다. 다들 해보신 적 있죠? 어린 시절 즐겨하는 놀이입니다. 숨바꼭질은 끔찍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어떤 일이었는지 살펴보시죠.

사라 분의 남자친구인 조지 토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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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대로라면 2020년 2월 23일은 아주 좋은 날이었습니다. 플로리다주 윈터파크에 사는 42세 여성 사라는 이혼 후 교제하는 동갑내기 연인 조지 토레스와 와인을 마시면서 여유로운 일요일을 보냈습니다. 퍼즐도 맞추고 그림도 그렸죠. 그러다가 조금 싫증이 나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것이 숨바꼭질입니다. 영어로 ‘hide-and-seek’이라고 합니다. 40대 연인이 할 만한 놀이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라의 말대로라면 두 사람은 재미로 숨바꼭질을 합니다.

다음 날 오후 1시 무렵, 사라는 급하게 911에 신고합니다. 사라는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집 주소를 말해줍니다. 911요원이 전화를 받자마자 주소부터 물었기 때문입니다. 주소를 말한 뒤 본론을 이야기합니다. “제…남자친구가 죽었어요.”

911교환원은 소방본부로 연결해줍니다. 소방본부 관계자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죠. 사라는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전날 밤 남자친구와 놀다가 그를 여행 가방에 넣었어요. 일종의 숨바꼭질을 했어요. 장난으로요. 그리고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남자친구가 가방 안에 죽어있었어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잘 모르겠어요.” 소방본부 관계자가 전화로 심폐소생술을 지시했습니다. 사라는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하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사라는 긴장한 듯 보입니다. 출입이 통제된 집 앞에서 경찰관의 간단한 조사를 받게 됩니다. 사라는 계속 집 안에서 담배나 음료를 가져오겠다고 합니다. 경찰은 ‘안 된다’며 ‘잠시 기다리라’고 안내합니다.

1차 조사 과정에서 사라는 911에 신고했던 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전날 와인을 마시며 놀던 두 사람은, 사라의 말에 따르면, 숨바꼭질을 했습니다. 여행 가방 안에 들어간 남자친구를 두고 위층에 올라가 잠이 든 사라가 다음 날 깨어나 보니 남자친구가 죽어있었다는 것이죠.

남자친구가 장난처럼 여행가방에 들어가면 재미있겠다고 했고, 남자친구가 가방 안에 들어가자 지퍼로 잠갔다고 사라는 말합니다. 경찰은 사라에게 가방을 잠근 뒤 가방을 움직인 적이 있는지 물었고, 그녀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합니다. 사라는 계속 “남자친구랑 나는 그저 재밌다고 생각해서 같이 웃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알아서 가방에서 나올 줄 알았다고 하죠. 하지만 사라의 말은 대체로 진실이 아니었습니다.

사라 분은 남자친구가 사망한 다음 날 911에 신고해 첫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사진은 당시 현장을 조사한 경찰관의 바디캠에 촬영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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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조사 당시 사라의 집 앞에는 정체 모를 남자가 있었습니다. 사라의 전남편입니다. 사라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녀를 만나야 하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연락이 안 되다가 사라가 911에 신고하기 전, 전남편과 연락이 닿았다고 합니다.

전남편은 사라가 술을 너무 자주 마셨고, 남자친구 조지가 그녀를 때려 신고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최근 조지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상태였다는 정보도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전남편의 진술을 계기로 경찰은 사건을 더 깊이 파헤치려고 합니다. 사라는 다음날, 그러니까 사건 발생 이틀 뒤 오후에 보안관 사무실에서 조사받게 됩니다. 사라는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별일이 없을 줄 알았나 봅니다. 형사들이 사라의 진술을 듣기에 앞서 여러 권리에 관해 이야기해주지만, 그녀는 크게 귀담아듣지 않는 듯 합니다.

형사들은 사라를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가방에 들어가 지퍼를 잠가버리고 그대로 방치해둬 죽게 만든 것은 아닐지 의심스러웠던 것입니다.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했으니 복수를 하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라는 ‘조지를 사랑했다’ ‘아주 평범하고 좋은 날이었다’ ‘함께 웃고 떠들었다’며 아무 일도 없었다고 이야기하죠. 그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라가 성인 남성을 억지로 가방에 넣었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사라의 말대로 숨바꼭질을 하기 위해 남자친구가 가방에 숨었을 테죠.

의심은 가지만 그녀의 진술대로라면 그녀의 책임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가방 안 남자친구를 두고 의도치 않게 잠들었다면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당당한 태도는 영상 하나로 뒤집힙니다. 그녀의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영상이었습니다. 첫 번째 조사에서 그녀는 휴대전화를 경찰에 제출했던 것입니다. 이 영상으로 그녀는 “의도적인 게 아니었다”고 말하며 변명하기 시작했죠. 무슨 영상이었을까요.

사라 분은 남자친구 조지 토레스가 들어간 여행 가방의 지퍼를 잠그고 뒤집어 놓았습니다. 남자친구가 계속 숨을 쉴 수 없다고 했지만, 그녀는 웃으며 꺼내주지 않고 영상을 촬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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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숨을 못 쉬겠어 자기야.”

영상 속에선 파란색 여행 가방이 조금씩 들썩거립니다. 여행 가방의 덮개가 바닥으로 향한 채 뒤집혀 있죠. 가방 안에 갇힌 조지는 계속 이야기합니다. “사라, 진짜 심각하게 숨이 안 쉬어져.” 하지만 사라는 경찰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즐겁게 웃어 보이더니 말합니다. “닥쳐.” “다 네 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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