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몰입 취재의 대가'가 지켜본 1++ 소고기의 탄생
목소리가 고운 메추라기
Apr 24,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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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뉴스레터 <다시 읽고 싶은 긴-이야기 코끼리, 코끼리의 번역노트> S1E6입니다.🐘

[S1E6] '몰입 취재의 대가'가 지켜본 1++ 소고기의 탄생

미국 농무부(USDA) 소고기 검역관으로 잠입 취재한 저널리스트 테드 코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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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cattle들은 ‘캐틀 팟’cattle pot이라고 불리는 구멍 뚫린 은색 철제 트레일러에 실려 왔다. 캐틀 팟에 난 구멍은 바람과 공기가 안으로 들여보내고 소들이 내뿜는 뜨거운 입김과 배설물을 배출하는 용도였다. 캐틀팟 내부는 볼 수 없었다. 운전사가 급하게 하역 작업을 마치고 떠났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매번 아주 빠르게 진행됐다(이후에 레프티에게 고기에 멍이 든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는 “그 운전사들이 어떻게 하는지 못 봤어?” 하고 반문했다.) 트럭은 네브래스카주 서부나 아이오와주 등의 여러 축사에서 온다. 이층 구조인 표준형 캐틀 팟 한 대에 겨우 40마리가 들어가는데, 이곳 도축장에서 도축되는 소는 매일 5100마리나 된다. 그래서 매일 아침 오전 6시가 조금 지나면 도축 라인이 가동되기 전부터 트럭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들어 소를 토해내고 간다.

먼저 소의 무게를 잰다. 그런고 다음 도축장 입구 앞에 있는 야외 우리로 소들을 안내한다. 수의사는 다른 작업자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 소들을 살핀다. 상처나 장애, 질병 징후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검사가 끝나면 작업자들은 소들을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도록 해 도축장 건물 안으로 들여보낸다. 지붕이 달린 경사로는 완만하게 꺾여 있었다. 가축 전문가 템플 그랜딘이 설계한 곳으로, 완만하게 꺾인 길과 어둑한 조명은 최후의 순간을 맞게 될 동물이 진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진정 효과를 주는 것은 딱 여기까지다.

“Huele mal, no?” 소를 몰던 한 멕시코인이 물었다. “냄새 고약하지?” 그는 지독한 소변 냄새를 맡지 않으려고 코를 막으며 우리에게 말했다. 나는 캐롤리나와 이 맥시코인이 일하는 축사를 둘러보고 있었다. 미 농무부의 신입 육류 검사관인 우리는 도축 작업을 살펴볼 예정이었다. 이 멕시코인 작업자는 동료들과 함께 소들을 경사로로 옮겨 놓으려고 막대기를 휘두르며 소의 머리에 묶어놓은 하얀 비닐봉지를 흔들었다. 비닐봉지는 소들이 겁을 먹고 움직이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겁 없는 소에 대해서는 회사 규정에 어긋나지만 전기 충격기를 사용했다. 소의 생식기나 배꼽 부위에 전기 충격을 주면 탁탁하고 소리가 났다. 이 경사로에서는 정말 고약한 냄새가 났다. “그렇네요.” 나는 스페인어로 말했다. “왜 이렇게 냄새가 심한 거죠?”

“무서운 거지. 이 녀석들은 죽고 싶지 않은 거야.” 그 직원이 말했다. 사실 녀석들이 이곳에 온 것은 죽기 위해서다. 이 경사로를 지나기만 하면 얼마 남지 않았다.

-The Way of All Flesh, By Ted Conover, May 2013, Harper’s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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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자이자 교수인 테드 코노버는 교도관으로 위장 취업해 감옥 내부를 취재하거나 멕시코 이민자들과 함께 국경을 넘는 등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경험하고 관찰한 내용을 내러티브 논픽션(책이나 기사)으로 써왔다. 그런 그의 취재방식 때문에 ‘몰입 취재의 대가’라고 불린다.

-오늘 소개한 기사는 그가 미국 농무부의 육류 검사관으로 취업해 한 도축장을 견학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아주 생생하고 풍부하게 묘사하는 데 선수다.

-그의 글을 읽으면 독자들도 그 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가 현장에서 바로 들려주는 것 같은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아래 기사 중반부에 등장하는 대목을 보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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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번역 노트>는 '다시 읽고 싶은 긴-이야기 코끼리'가 엄선한 해외의 내러티브 논픽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곳곳에 숨은 이야기를 찾는 이들과 영감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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